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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화, 시를 타고 돌아오다 [한겨레신문 / 노형석 기자]
관리자10-14 18:14 | HIT : 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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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size=3><b>구상화, 시를 타고 돌아오다  </b></font>
    
<b>[한겨레] 서울시립미술관 특별기획전 ‘삶의 풍경’</b>

요즘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 관객들로 연일 시끌벅적한 서울시립미술관에는 특별한 전시가 또하나 열리고 있다. 1층 전시실의 미술관 자체기획전 ‘라이프 랜드스케이프(삶의 풍경)’이다. 위층 샤갈전에 비해 눈길을 못받고 있지만 구성은 예사롭지 않다. 내부 벽이 온통 검고 붉은 색깔로 칠해진 1층 전시장을 들어서면 황지우씨의 시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를 낭송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이빨닦고 세수하고 식탁에 앉았습니다…’로 시작하는 낭송음은 386작가 박영균씨의 대작이 그려진 무대 같은 설치물 양 옆 스피커에서 계속 나온다. 맞은 편 소파에 앉아 낭송음 들으며 작품을 보노라면 연극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에 빠지게 된다. 비루한 일상 속의 적나라한 권태감을 담은 황지우씨의 시를 모티브 삼아 작가의 내면과 일상 이미지 등을 다기하게 해석한 중진·신인작가 16명의 구상그림들이 주연이다. 대부분 중앙화단에 알려지지 않은 아웃사이더 작가들이다.

<b>아웃사이더 작가 16명
황지우 시 이미지 바탕
다양한 내면세계 재현</b>

‘회화! 돌아오다’란 부제처럼 이 전시는 미디어 영상 설치에 위축되었던 90년대 이후의 구상회화를 시의 텍스트를 매개삼아 조망한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화단에서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비주류 작가들의 그로테스크하고 기묘한 구상 그림작업들은 유명시인의 작품에 힘입어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셈이다.

황지우씨의 시 이미지를 재현하거나 연상되는 마음 속 풍경들을 재현한 출품작들은 대개 작가들의 피폐하고 고립된 내면을 반영하거나 각박한 세상에 대한 나른하고 핍진한 냉소로 채워져 있다. 386운동권 세대의 후일담 그림이라 할 박영균씨의 푸른빛 분홍빛 거실연작들, 불룩한 뱃살을 드러내며 숲속에 누운 소파를 그린 이영옥씨의 <살찐 숲>은 “비계덩어리인 구석기 시대 어머니상에 푸욱 파묻혀서 괘종시계가 내 여생을 사각사각 갉아먹는 소리를 들었다”는 황지우씨의 시 싯구와 어울린다. 특히 나른하고 몽환적인 거실 소파의 주홍빛, 컴퓨터, 책장의 창백한 푸른빛을 통해 나른하면서도 족쇄같은 일상을 발라낸 박씨의 그림은 싯구의 “끊임 없이 부글거리는 수족관”과도 같다.

이준구씨의 내장같은 소파그림들은 요즘 젊은 작가 특유의 자폐적 상상력을 대변한다. 소파 쿠션의 털이 위의 융털처럼 묘사되고 쿠션바닥에서 간 모양의 덩어리가 꾸물거리고, 마치 내장이 터져나온 듯 소파 한쪽이 허물어져 내부를 까발려보인 작업들은 엽기적이면서도 절실한 소통의 갈망이 배어있다. 70을 바라보는 노작가 황영자씨가 그린 민둥머리신사와 마릴린 먼로가 합체된 연인상, 사람머리를 식탁에 놓고 담소하는 인간상 등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이, 검은빛 화면에 왜곡된 손과 발을 그린 김동기씨의 200호짜리 대작은 강렬한 표현욕구가 살아 숨쉰다. 전시 말미의 백미는 공성훈씨의 개 연작과 자화상이다. 밤길에 등불에 비친 눈빛 형형한 개의 모습, 야경을 뒤로 한채 배불뚝이 알몸으로 이젤 들고 작업하는 자화상은 사회적 무직자로서 작업현실을 고뇌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현주소에 다름 아니다. 막연한 허무감이나 나른한 정서를 거칠게 직설적으로 내뱉는 경우가 대다수인 출품작들은 현실에 대한 여러 겹의 은유와 상징으로 둘러쳐진 황지우 시의 행간과 맥락이 맞지 않는 경우도 적지않다. 하지만 전시의 완성도를 떠나, 소외된 구상그림 작가들의 솔직한 속내를 엿볼 수 있도록 연출한 기획자의 혜안은 높이 살 만하다. 시의 싯구나 기획글을 전시장 벽 군데군데 써넣고, 곳곳에 설치작품처럼 소파를 배치해 관객들의 편한 감상을 돕는 배려도 눈에 띈다. 9월17일까지. (02)2124-8926.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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